[실존주의치료] 정신분석의 대가 프로이트,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실존적 비밀
내가 프로이트를 시작으로 현대 단기상담까지 배우면서 가장 잘못 배웠다고 생각하는 것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치료다. 가장 흥미로웠지만 깊이 파고들다 보니 내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버렸다. 가족과 친구들을 정신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말과 행동, 경향과 생각 등에 숨겨진 이면을 파악하는 것이 습관화돼 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로 여겨왔다.
정신분석을 잘못 배웠다고 한 것에 프로이트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프로이트가 문제에만 접근하는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그 배움을 스스로 잘 사용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실존주의라는 학문을 만났다. 실존주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프로이트를 언급하고 넘어가야 한다. 운명론적이고, 진화론적 관점의 프로이트를 실존적 관점에서 본다면 그가 다르게 보인다. 그의 유명한 사례인 엘리자베스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데에 정신분석적 접근이 아닌 실존적 접근을 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엘리자베스를 상담하면서 어떻게 접근했는지 알아보자. 구체적인 사실에서 개념이 나온다. 그는 엘리자베스를 통해 히스테리의 원인을 분석하며 정신분석이론을 만들어나갔다.
엘리자베스의 사례를 통한 프로이트 사고의 전개
①24세의 여성으로 다리에 극심한 통증(보행의 어려움)과 손발이 마비(부분적) 증상
②의학적, 신체적 검사를 통하여 보았지만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③결과는 있는데 원인이 없다. (인과론적인 사고를 가진 프로이트에게는 겁나게 이상한 상황)
④마음에서도 문제를 찾지 못했다. (뭐지?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⑤프로이트는 “우리가 모르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것이야. 그리고 그것은 엄청난 것이겠지?)
⑥프로이트는 엘리자베스의 특징을 파악하게 된다.
⑦엘리자베스의 명확하지 않은 통증 부위, 고통의 강도가 어떤지 알아보려고 통증 부위를 만져본다. 그런데!! 얼굴에서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 웃음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란 말인가?)
⑧프로이트는 엘리자베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내가 모르는 더 과거로 돌아가 보자!)
⑨엘리자베스는 효심이 지극했다. 간병인으로서 아버지를 간호했다. 남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왔는데 아버지의 병이 악화되었다. 언니와 형부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고 부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⑩엘리자베스는 형부와 결혼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마음의 갈등을 느끼게 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⑪프로이트는 원인을 찾기 위한 깊은 고찰에서 마음에 의식되지 않는 무의식을 발견
⑫프로이트는 “인간의 진짜 동기를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라고 말한다.
⑬원인을 모르는 것은 바로 “의식과 무의식의 소통 문제”
⑭프로이트가 본 문제는 의식과 무의식의 소통의 문제였으며, 개인적 소망과 사회적 도덕과의 갈등이다. 여기서 우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갈등의 심리학이라 한다.
여기까지가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단서를 발견했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큰 무언가가 있다. 프로이트는 환자가 가진 어떤 악의적 원함과 생각을 이완시키는 정화 기술로 성공적인 치료방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자료를 연구하다 보면 그가 수행한 수많은 다른 치료방법에 대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는 엘리자베스를 친언니의 무덤을 방문하도록 하였고, 엘리자베스가 관심이 있는 어떤 한 남성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프로이트는 엘리자베스를 대신해서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그녀의 현 현상에 우호적으로 관심’이 있음을 나타내 보였다. 프로이트 환자의 어머니와 인터뷰를 했으며, 그 어머니에게 마음을 열어 딸과의 대화 영역을 제공하라고 간청했고, 엘리자베스가 정기적으로 마음의 짐을 덜어 놓을 수 있도록 하였다. 프로이트는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엘리자베스가 죽은 언니의 남편과 결혼할 가능성이 없었다는 사실을 안 후, 이 사실을 엘리자베스에게 전하였다. 프로이트는 이 가족의 제정적인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프로이트는 엘리자베스에게 모든 사람은 불확실한 미래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요 가운데 직면하도록 재촉하기도 하였다. 프로이트는 엘리자베스가 가지는 원하지 않는 감점에 대하여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꾸준히 위로했고, 이러한 감정으로 발생한 죄책감과 후회는 그녀가 가진 높은 도적적인 인격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상담이 종료된 후 엘리자베스가 개인 댄스파티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프로이트는 자신을 초청해 달라고 했는데, 그것은 그녀의 생동감 있는 춤을 통해 그녀가 과거를 다 날려 보내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온전하게 치료받게 되었는가에 대하여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의심할 것 없이 프로이트가 엘리자베스의 치료에 사용한 다양한 방법은 바로 효과적인 중재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러한 요소를 치료 이론에서 배재하는 것은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얄롬이라는 사람을 통해 실존주의를 공부하고 있다. 그는 심리 치료자 대다수의 사람이 어떤 학파에 소속되었든지 관계없이 실존적이 통찰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도 그를 실행하는 실존적 존재가 없다면 모두 공허하다. 고전적 심리상담이론에서부터 현대적인 이론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실존'은 어디에나 녹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만들었을 때 어머니가 만든 것을 똑같이 재현해도 그런 맛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적 접근으로만 엘리자베스를 치료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프로이트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내담자에게 보여주었다. 문서와 기록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실존' 만큼이나 막연함과 혼란을 주는 것은 없다.
프로이트가 불안의 심리학, 의심의 대가라고 불린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불안을 느끼는 존재라고 말하고 있으며, 병리적 증상들을 설명하면서 그 이면의 무의식적 불안을 이야기하려 한다. 실존주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인간은 왜 불안을 느끼는가? 프로이트는 이것을 간과했다. 불안을 왜 느끼는가? 무엇 때문에 불안을 느끼는가를 말이다.
바로 죽음이다. 실존주의는 크게 4가지로 나뉠 수 있다. 죽음, 자유, 소외, 무의미이다. 이 네 가지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우리들이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어야 하는 것이다. 죽음은 당연한 것이고, 자유는 불안하게도 커다란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소외는 우리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인생의 무의미는 우리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앞으로 실존주의 세상이 열린다는 것이다. 어쩌고 보면 우리는 늘 실존에 대해서 이야기해왔다. 그대는 왜 일을 하는가? 그대는 왜 존재하는가? 그대는 죽음을 받아들였는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나를 실존하게 만드는가? 아니면 걸어 다니는 좀비 같은 존재인가?
애플의 CEO 잡스가 말한 사랑하는 일을 하라는 말들은 실존에 접근하고자 하는 말들이다. 지금 현재의 시대에 실존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면하고 있다. 지금 당신도 철저히 당신의 실존을 외면하고 있을지 모른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진실은 늘 불편하다. 실존은 늘 그래 왔다. 불편한 것이다. 실존을 깨우기보다 느끼지 못하고 죽는 사람도 많다. 과학은 실존을 관찰하거나 측정하지 못하는 세계이다. 죽을 고비를 넘긴 사람이 왜 인생이 변하였는가? 과학은 아직도 증명해내지 못하고 있다. 뇌과학자들은 뇌 영역 중 실존지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발견했다. 우리의 자유의지는 정해진 운명을 역행하는 실존의 가장 큰 무기다.
그런 차원에서 프로이트가 인간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본능적인 힘의 지배를 받는다는 인과론적이고 운명적인 정신역동을 깨트려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윗글은 Irvin D. Yalom: Existential Psychotherapy 실존주의 심리치료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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