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고독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 (feat.부장님 듣고있나요?)

강점멘토레오 2019. 11. 4. 19:44

고독은 종종 나쁜 것이라 치부한다. 수많은 연구들이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면역력 향상, 스트레스 회복력 향상, 더 긴 수명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혀냈다. 반면 혼자 있는 것은 고독과 외로움과 결부 지으면서 사회적 고립이 심장병, 비만, 불안, 우울증, 알츠하이머 병, 고혈압 및 조기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나의 경험상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힘은 대단했다. 가정을 꾸리고 두 딸아이의 아빠가 된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그립기만 하다. 일터에서도 점심시간을 나만의 시간으로 가지는 것을 좋아한다. 관계에서 오는 긴장을 이완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혼자서 무언가에 몰두할 때 더 많은 행복과 성취감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공간이 집과 일터에 있어야 한다.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해서 절대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싫다는 것이 아니다.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은 집단의 시간과 평행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집단으로부터 격리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오히려 고독을 찾고 선호하는 경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혼밥, 혼술, 혼영 등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개인주의는 집단주의로부터 자신들의 행복을 찾기 위한 하나의 문화로 해석한다. 집단주의 사회의 경우 개인주의 사회보다 개인의 행복도가 낮은 이유는 개인의 생각과 의견이 묵살되기 때문이다. 2020년 대한민국 트렌드로 떠오른 ‘외로움’이라는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이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시장은 호황을 맞을 것이다. 최근 트레바리와 같은 오프라인 모임이 각광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너무 혼자만의 시간의 극단에 있는 나머지 반대의 집단의 향기가 그리운 것이다. 즉, 혼자만의 시간과 집단과의 시간에 균형을 두는 것이 이상적인 삶이라 할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해서 외부와 단절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개인이 갖는 시간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에서도 집단으로 해야 할 일과 개인이 해야 할 일이 있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일하는 경우 몇 가지 이점이 있다. 집단에서의 경우 책임이 분산되고, 타인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집단으로 일할지? 개인으로 일할지? 일의 특수성에 맞게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자료 싸들고 회의만 주야장천 하거나 TF팀을 여러 개 만들어 뺑뺑이 돌리는 조직은 건강하지 못하다. 그럴수록 개인이 고독을 씹으며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영국 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지능이 뛰어난 사람이 집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집중력과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조직의 혁신과 공동작업이 목표를 위한 지향점 없이 산만해질 경우 개인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한 개인이 여러 팀과 조직에 관여하게 만드는 것은 생산력을 크게 저하시킨다. 더불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이 집단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공감능력이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개인의 시간을 가지며 특히 스마트폰 기기 없이 보냈을 때 상대방의 감정과 표정을 해석하는 일이 상당히 향상되었음을 밝혀냈다. 우리는 집단생활에서 지친 나머지 옆 동료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무감각해지기 쉽다. 

 

하루 중 혼자만의 시간을 마련해보자.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위해 저녁시간, 주말 중 시간을 정해 이 시간만큼은 방해받지 않도록 주위에 알리는 것도 팁이다. 특히, 아동 청소년의 경우 자신만의 공간을 존중해주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문 앞에 “방해금지” 팻말을 붙여 그 시간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존중해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전자기기로부터의 방해를 차단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한 연결된 세상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 온전히 자기 자신과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파티션이 처진 사무실을 두고 비판하는 경향도 있는데 개인의 독립적인 공간을 설정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집단이 모여 회의하는 공간은 집단의 역동에 맞는 공간을 배치하는 것도 좋은 팁이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나만의 서재를 꾸미고 있다. 안락한 의자, 은은한 조명과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 장소에서는 강렬한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깊은 통찰력의 글이 나오기도 한다. 고독할 수 있는 규칙적인 시간, 꼭 만들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고독의 여정이다. 그 연습은 혼자만의 시간과 혼자만의 여행에서 비롯할 수 있는 것이며 그 속에서 죽음을 발견하고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우리의 실존을 만날 수 있다. 오늘부터 고독과 함께의 시간에 밸런스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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