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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철학3

가출한 호기심을 찾아준 나의 둘째, 아이의 실존을 보는 방법 몸은 어른이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그리 밝지 않다. 뉴스에 흘러나오는 이야기도 나와 상관없겠거니 하며 현상만을 주워듣고, 이내 흘려버린다. 삶의 수많은 과업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희미해지고, 20대에 죽어라 읽었던 철학책과 삶의 탐구 서적들은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전어구이 같이 나의 가출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녀석이 있었으니... 햇빛에 반짝이는 나의 안경에 미숙한 한 덩어리의 존재가 주섬주섬 다가온다. 내 앞에 바짝 다가서더니 조막만 한 손으로 내 안경을 휙 하고 낚아챈다. 만지고, 볼에 비비고, 입에 넣어본다. 그리고 물끄러미 날 쳐다본다. 안경이 없으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신경질적인 아빠의 눈치를 뒤로하고, 안경을 빨아 침을 묻히고, 이.. 2020. 4. 22.
예서야, 서울대 의대 정말 가고 싶었니?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스카이캐슬!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모를 리 없는 드라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꼬집은 드라마라 그런지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여기서 나는 '예서'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예서의 삶을 송두리째 쥐락펴락하는 예서 엄마에게 따끔한 충고도 덧붙이고 싶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예서'와 같은 아이들이 있다.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가져야 할 주체성이라는 불빛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막고 싶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라캉(Jacques Marie Émile Lacan)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했다. 부모가 좋아하면 아이도 덩달아 좋아한다. 아이는 부모의 욕망에 반응하며 사회성을 키워나간다. 진화론자들은 아기가 부모를 보고 웃는.. 2020. 4. 15.
아빠도 너처럼 '신학기 증후군' 앓을 때 있단다. 내 삶을 뒤 돌아보면 필살기와 같은 '탁월함'이라고는 찾을 수 없다. 늘 실수투성이에 마음만 앞서 뭔가 제대로 이루어 낸 일들이 없다. 만약 삶을 멋지게 살아가는 탁월함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자신감에 차 있을 것이다. 이제 내 삶을 누구 탓이라고 돌리기에 적지 않은 세월을 보냈다. 오늘 그동안 쌓아온 9년간의 탁월함을 포맷하고. 텅 빈 바탕화면을 마주했다. 두 딸아이의 아빠로서 더 강해져야 하는데... 왠 걸?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의 내가 나를 찾아왔다. ◇내 앞에 불쑥 나타난 어린 시절의 나 올해 3월부로 서울 본부로 발령을 받았다. 포항 구룡포 작은 어촌마을 현장에서 9년 동안 일하던 사회복지사가 서울 본부의 홍보실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너무나 큰 세상으로 나왔다. 지금까지는 .. 2020.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