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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MBC 공부가 머니, 예비학부모들의 걱정 잠재울까?

by 강점멘토레오 2019. 11. 8.

오늘 11월 8일(금) 오후 9시 50분 MBC ‘공부가 머니’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를 위한 방송을 한다고 한다. 나와 같이 입학을 앞둔 학부모라면 고민해봤을 입학 준비에 대한 방송이라는데 기대가 된다. 지난주 첫 회 파일럿 방송에서 대학 입시를 다뤘는데 방송 후 대입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교육전문가들이 출연해 교육정보와 꿀팁을 공개한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제작진에서는 향후 공교육 교사도 참여시킬 것이라고 한다.

 

공교육에 상처받고, 사교육에 주눅 드는 현실

현재 7살 첫째는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올 4월 수도권으로 이사를 오면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교육 시장을 경험했다. 7살에 한글은 기본이고, 수학과 연산 등 부모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교육 열풍이 있는 것이다. 사교육을 경험한 아이들은 자신의 우월감을 드러내기 위해 “넌 구구단 할 수 있어? 없지?”라며 다른 친구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실제로 첫째가 겪은 일) 사교육에 접한 아이들이 많을수록 공교육은 시시하게 전락하고, 한글쓰기나 구구단 외우기, 영어로 말하기 등은 자신이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자존감으로 둔갑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괄시를 받고, 낙오된 아이들은 ‘수포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학(學)부모가 학(虐)부모 되어선 안 돼

아이들을 공교육과 사교육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부모가 학(學)부모가 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배운다는 의미는 과목이나 새로운 교육방식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다. 온전히 아이를 공부해야 한다. 내 아이가 무엇을 잘하고, 성향은 어떤지? 어떻게 교육으로부터 행복할 수 있을지 말이다. 만약 내 아이가 우월감을 위해 타인을 괄시하는 수단으로 공부를 하게 한다면 당신은 학(虐.모질 학)부모에 가깝다. 진정한 공부란 스스로 성장을 경험하게 하는 내적 동기의 향연이다. 내 아이가 스스로 바로 서기 위한 독립적인 사고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아이를 공부하고, 배우는 학부모가 되어야 한다. 아이의 위치와 속도에 맞게 발을 맞추어가지 않는다면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아동학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수포자 아빠, 초등학교 수학부터 다시 시작한다.

‘공부가 머니?’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내년이면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아직 공교육의 궤도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사교육의 열기는 후끈후끈하다. 아이가 앞으로 공부할 것들을 보니 생소하기만 하고, 나의 어린 시절과 비교했을 때 응용적인 면에 있어서 수준이 상당히 높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너무 끔찍해서 생각하기조차 싫지만 아이들이 나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 이제는 마주할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가장 괴로웠던 시간이 산수 시간이었다. 친구들에 비해 이해도 느리고,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선생님에게 혼나고, 수업시간마다 번번이 교실 앞에 나가 엎드려뻗쳐를 하면서 나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때부터 수학은 두려움이자 하기 싫은 과목이었다. 예비학부모라면 아이가 공교육으로부터 상처 받는 부분들을 파악하고, 포기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첫째의 초등학교 입문과 동시에 나도 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교육제도는 가족사에서도 대격변기, 잘 적응해야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당장 4교시를 한단다. 보통 점심을 먹고 12시 30분에 마칠 것이다. 돌봄 교실은 경쟁률이 심해 들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고, 방과 후 학교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어차피 맞벌이로 사교육 시장에 맡기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공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책이 있다 해도 사교육에 발 빼는 것은 불가피하다.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어제 7일 교육부는 고교 평준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정부의 교육방침은 가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교육제도라는 틀에 아이를 맞추는 것은 의미 없다. 제도의 맥락을 파악하고, 아이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집중해야 한다.

 

교육, 성적이 아닌 가치에 집중해야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성적이 아니다. 성적이 중요시되면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서로를 밟고 올라가려고 하는가? 그러면서 인성은 뒷전이다. 진정한 목적은 자아의 성찰과 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심오한 깊이와 탐구일 것이고, 이런 지향점은 독립적인 사고에 있다. 그것을 발판으로 완전하지 않음을 채워나가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공교육, 사교육으로부터 상처 받은 내 아이에게 북극성과 같은 나침반이 되는 것이다MBC 공부가 머니, 방송을 접한 학부모들 중에는 '오히려 방송을 보고 나서 혼란스러워졌다'  '방송을 보고 나의 팔랑귀가 또 도졌다'는 반응이 있다. 분명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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