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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실존적 글쓰기는 도덕적이어야 한다

by 강점멘토레오 2020. 6. 30.

실존적 글쓰기 2번째 시간이다. 오늘은 나에 대한 서사를 쓰는 데 있어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나 자신에 대한 글을 써야 한다. 나 자신에 대한 실존적 글쓰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덕적이어야 한다. 정치인들의 자전적 소설을 보면 거짓으로 도배돼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은 말하지 않겠다.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미'이다. 내 삶 속에서 가공되지 않은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이며 이것을 타인에게 어떻게 스토리로 전달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철저한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한 사건을 누군가가 관찰해서 쓴다면 또 다른 의미이지만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타인에게 정교하게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독립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 관점에는 분명한 신념이 있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 속에서 일정한 흐름과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그 개인의 안목이자 그가 갖고 있는 고유한 삶의 양식이다. 거대한 무의식과 글을 쓰는 의식의 흐름 속에서 헝클어진 문체가 쏟아져 나오지만 결국에는 간결함과 일목요연함으로 무장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글쓰기는 필연적이다. 

 

우리는 누구나 상상력을 갖고 있다. 그 스펙트럼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거기서 안목이라는 것이 생긴다. 폭 넓은 안목이 생기면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글을 쓰다 보면 고지식한 신념체계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것을 풀어 헤치는 작업이 글쓰기이다. 사물과 세상을 보는 수 천만 가지의 관점이 있다. 그중에서 어떤 관점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글을 쓴다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분명 고비는 있다. 글을 쓰다 보면 도저히 한 글자도 쓸 수 없는 고비를 만나기 마련이다. 그럴 때 일 수록 이면을 찾아야 하며 숨겨진 관점을 탐구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것을 두고 거꾸로 보고, 이름을 지워보기도 하고, 상황을 달리하며 바라보려 애쓴다. 철학적 사고를 통해 본질에 도달하려 하지만 끝내 유레카를 외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글쓰기는 하루도 쉬지 않고, 책일 읽는 수불석권과 같은 자세로 하루에 한 줄이라도 무조건 써 내려가야 한다. 그것이 도덕적인 것이고, 나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고뇌하며 다듬어진 실존적인 글은 보는 사람의 심장을 파고든다. 내 삶의 서사에 대한 저널리즘을 우습게 여겨선 안된다. 누군가에게 빛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인터넷어 떠도는 수많은 글을 봐라. 실존적인 글은 낭중지추처럼 언젠가 뚫고 수면 위로 거침없이 치솓는다. 그것이 순리이다. 그런 글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들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전쟁의 위협 속에서 인종차별의 극심한 속에서 써 내려간 탁월함 속에는 냉정함이 드러나 있다. 그것이 실존적 글쓰기에서 말할 수 있는 도덕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현존재의 내가 서 있는 배경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어야한다.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의 그림자 속에 들어있는 심리와 이 시대의 문화적 배경은 나의 서사를 더욱 실존적이게 만든다. 현재는 코로나 펜데믹 상황이다. 재난의 위기를 겪고 있는 나는 어떻게 실존하고 있는가? 어떤 두려움이 있는가? 냉철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글을 쓸 때 나를 둘러싼 배경에 정확한 입장을 고수할 수도 있어야 하지만 어떤 상황도 일리가 있다는 양시론, 둘 다 아니라는 양비론 모두 펼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와 상관이 없다거나 관심이 없다며 책상 뒤로 숨지 말아야 한다. 내 삶의 곳곳에는 자신들의 존재를 발굴해 줄 존재자를 기다리고 있다. 글 쓰는 사람들은 존재자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와 같이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존재를 실존적으로 만드는 용기 있는 글쓰기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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