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사유리 씨의 출산소식에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기사들의 제목은 그녀의 대범함을 높이 사기도 했고, 과감한 결단을 응원하기도 했다. 몰랐던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기혼자만 비혼 출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유리 씨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정자은행에서 기증받아 시험관 시술을 거쳐 아기를 낳았다. 역시나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부모 없는 자식'으로 키울 것이냐며 아버지에 대한 빈자리를 걱정했고, 누구나 있는 '아빠'가 없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어떤 기사의 제목은 '사유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며 대한민국의 굳건한 '정상가족'을 흔들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여러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확실히 우리 사회의 '가족'이라는 담론을 건드린 것은 확실하다.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사유리씨를 '비혼모'라는 개념으로 좁혀 들어갔다. 공동 양육자로서의 남자(아빠)의 존재가 우리 사회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그래서 '없다'는 쪽으로 프레임을 잡기 쉽다. 아빠가 없다 혹은 비혼이라는 개념보다는 엄마라는 주양육자의 힘이 느껴지는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 그것이 사유리 씨와 태어난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가장 최초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 유교사상을 고집하는 대한민국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런 개념 정의가 불편할 소지가 있다. 비혼을 부치기고, 전통적인 가족의 구조를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과서 상의 가족의 정의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유교적 전통사상에 기반해 혼인과 혈연 중심으로 정의되고 있다. 소수자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다민족이 살고 있는 미국을 보자. 역사와 함께 가족의 정의가 변화됐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강조되고 있는 양성평등과 같이 성역할의 변화로 부양과 가사노동에 대한 역할이 변한지 오래다. 미국인 이미 미혼자가 많다. 이런 추세로 혼합 가족, 확대 가족, 공동체 가족, 동거 가족, 동성애 가족뿐만 아니라 이외에도 가족과 함께 살기 등을 거부하는 독신자, 무자녀 부부, 편모 가족, 편부 가족, 노인 가족 등의 증가로 다양한 가족 문화, 가족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스콜닉, 1997)
정상적이라는 기준에서 편견이 생기고, 차별이라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사유리의 용기로 우리가 가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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