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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마지막 임금님> 타인보다 행복해야만 하는 신경증적인 삶

by 강점멘토레오 2021. 6. 17.

🦁추천대상: 초등학교 3학년 ~ 6학년

🦁난이도: ⭐⭐⭐

🦁어휘력: ⭐⭐

📗 박완서의 <마지막 임금님> 줄거리

작고 아름다운 나라가 있었습니다. 이 나라에는 특별한 헌법이 있답니다. “이 나라의 백성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단, 임금님보다는 덜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거였죠. 임금님은 자신이 나라를 다스리고, 가장 높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나라의 관리들은 백성들을 감시합니다. 임금님보다 더 행복하면 안 되기 때문이죠. 백성들은 덜 행복해지려고 애를 써야 했고, 감시에 늘 불안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임금님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또 있었습니다. 자기가 죽은 후 백성들이 행복하면 어떡하냐는 것이었죠. 그래서 임금님은 가짜로 죽고, 백성들이 그 후의 불행을 연습하도록 예행연습까지 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임금님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감시하는 관리들을 못 믿은 나머지 직접 마을로 가 자기보다 행복한 사람이 없는지 미행하죠. 그러다 자기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한마을의 '촌장'이죠. 임금은 그를 보는 순간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촌장의 권세로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 임금은 그 자리를 빼앗아버립니다. 그러나 촌장은 행복하죠. 행복의 근원이라 생각하는 것들을 차례대로 제거하기 시작합니다. 재산을 빼앗고, 아내와 자식들을 처형하고, 감옥에 가둡니다. 모든 것을 박탈 당한 그는 감옥에서 황홀한 노래를 만들어내며 보잘것없는 것으로 영혼이 깃들어 보이는 신비한 조형들을 만들어 냅니다.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죠. 어떻게 해도 그를 불행에 빠트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임금은 사약을 내립니다. 사약을 받은 그는 오히려 기뻐합니다. 천국에서 가족을 만날 수 있겠다고 했거든요. 이번에도 질 수 없다고 생각한 임금은 독배를 마시게 됩니다.

❓ 질문 만들기

아이가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세요. 책을 통해 아이 스스로 궁금한 질문을 만들어보도록 하세요. 무엇보다 좋은 질문은 작가의 의도를 간파하고, 등장인물의 말과 생각, 행동의 이면에 담긴 인간의 심리와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찾아내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 질문과 생각나누기

-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최대한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과 토론해 주세요)

- 임금님이 불행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임금님은 어떤 믿음, 신념, 생각을 갖고 있나요? 왜 그런 믿음, 신념, 생각을 갖고 있나요?

- 임금의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레오의 강독

이 책을 고른 이유는 한 가지다. 우리 주변에 임금님과 같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가끔 타인의 고통과 불행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누군가가 나보다 불행할 때 스스로 위안 삼는 경향이 어느 순간 자신을 집어삼킨 욕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사이코 페스니 소시 오페스니 그런 급으로 분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경향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한 실험 하나가 있다. 당신이 부러워하는 사람이 길을 걸어간다. 그러다 5달러를 주웠다. 조금 더 걷자 차에 물이 튀어서 옷이 젖었다. 전자는 그에게 좋은 소식이고, 후자는 나쁜 소식이다. 당신은 아마도 바쁜 소식을 들었을 때 더 기뻐했을 것이다. 실험결과도 마찬가지 있다 실험자들은 부러워하는 사람의 나쁜 소식에 기뻐했다. 독일어로 샤덴프로이데라는 말이 있다. 샤덴(Schaden)은 손실과 고통을 프로이데(Freude)는 환희와 기쁨이다. 즉, 다른 사람의 손실이나 고통을 보면서 환희와 기쁨을 누린다는 용어다.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잘 안됐다는 이야기에 기뻐한 것이다.

특히 <마지막 임금님>의 임금처럼 병적으로 삶 속에서 '샤덴프로이데'가 나타날 경우 이것을 신경증이라 정의 내릴 수 있다. 상당히 불안한 성격이다. 이런 사람의 특징은 '질투'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소유욕이 높아 상대방에 비해 자신이 무언가 모자란다고 느낄 때 강력한 질투심이 발휘해 임금과 같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무너뜨릴 수 있다. 사실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난다. 연인 관계나 친구관계가 그렇다. 만약 질투심이 많아 나에게 해를 끼치는 지인이 있다면 당장 관계를 끊을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은 또 어떤가? 질투에서 비롯한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임금의 경우 왜 사약을 먹을 정도로 질투를 했을까? 결국 질투의 화마가 자신을 집어삼켜버리는 줄도 모르고, 악착같이 상대방의 행복을 빼앗으려 했는가? 임금은 상당히 자존감이 낮다. 오직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질투의 감정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것에서 화를 낸다. 신경질적인 반응인 것이다.

타인과 대화하면서 이런 경험들을 했을 것이다. 대화 상대를 통해 어떤 대화를 이어가면서 이 사람보다 열등하게 느껴진다거나 반대로 이 사람보다 내가 우월하게 느껴진다거나 했을 경우 말이다. 둘 중 어떤 경우라도 '판단'이 개입된 것이며 이런 판단이 스스로 했는지? 상대방이 내게 준 대화 속에 녹아들어 가 있는 것인지? 사실 그런 생각들조차도 판단한 것이기에 둘 중 한 사람에게는 질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질투심을 느낀 상대는 자신이 부러워하는 대상에게 나쁜 일이 생길 경우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인간의 이런 보편적 감정 속에서도 그렇지 않은 인간 또한 많다고 본다. 이런 신경증적인 것의 진앙지는 어디인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무엇보다 자라온 환경과 부모와의 애착관계에서 자라났을 것이다. 진정한 대화는 상대방이 나에 비해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게 하는 것이며 이런 기술을 위해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고, 스스로 편견을 버리는 일이 필요하다.

박완서의 마지막 임금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스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자신의 우월감을 타인에게 표현하기 위해 그 스스로를 높였으며 그로 인해 타인이 구원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최근 그와의 관계가 틀어졌다. 아마도 그는 타인의 나쁜 소식에 환희와 기쁨을 누릴 것이다. 그러니 혹시나 원수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자. 최고의 복수는 내가 잘 되는 것이다. 왜냐면 그 사람은 내가 잘 못 되는 꼴에 기쁨과 환희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신경질적인 기질이 돋아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싫어하는 사람들이 잘 되길 기원해보자. 신세계가 펼쳐진다. 사실 타인을 향한 마음은 늘 나를 향해 통과하기 때문이니 말이다.

강점멘토 레오(본명 문선종)은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시절 비영리 민간단체(NPO)를 시작으로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이르기까지 지난 17년 동안 아동상담 및 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아가 아동심리상담, 아동교육, 지역사회사업, 프로그램 기획, 칼럼니스트, 사진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Copyright 2021 강점멘토 레오 All rights reserved.  

moonsj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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