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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없는 이야기, 스톡턴의 <미녀일까? 호랑이일까?>

by 강점멘토레오 2021. 6. 19.

미녀일까? 호랑이일까? <The Lady, or The Tiger?>은 미국의 작가 스톡턴 (Frank R. Stockton, 1834-1902)이 쓴 단편소설이에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마지막 결말에 흥분하죠. 책의 제목 그대로입니다. "선생님! 무엇이 문에서 나올까요?"라고 질문합니다. 이 책은 발표 당시부터 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반응인데요. 1882년 11월 세기 잡지(Century’s Magazine)라는 곳에 처음 실렸을 때 독자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 작가인 스톡턴 조차도 결말을 결정짓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결말이 무엇인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게요.

<미녀일까? 호랑이일까?> 줄거리

옛날 어느 나라에 막강한 권력을 가진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성격이 거칠고 야만적인 사람이었죠. 그 성격답게 죄인을 심판하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죄인을 원형 경기장에 넣고 똑같이 생긴 두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들죠. 하나의 문 뒤에는 호랑이가 있습니다. 그 문을 선택한다면 굶주린 호랑이가 달려 나와 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죠. 또 다른 문에는 아름다운 미녀가 있습니다. 미녀가 있는 문을 선택하게 된다면 미녀와 결혼해서 살아야 합니다. 이미 아내가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말이죠. 이런 제판 제도에 대해 백성들은 열광합니다.

왕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공주였죠. 그런데 공주는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한 청년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은 분노했죠. 왕은 그 청년을 심판하기로 합니다. 왕은 그 나라에서 가장 사나운 호랑이를 잡아오라고 명령했어요. 그리고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를 한 명 뽑아오도록 시켰지요. 마침내 심판의 날이 왔습니다. 공주를 사랑하는 청년이 경기장 한가운데로 걸어왔습니다. 어쨌든 그는 공주와 결혼할 수 없는 운명이 된 것이죠. 청년은 왕에게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바라본 사람은 왕이 아니라 공주였지요. 공주는 두 문의 비밀을 알고 있었습니다. 문 뒤에 있는 미녀는 왕궁에서 가장 아름답고 매혹적인 시녀였지요. 공주는 그 시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청년을 몰래 흠모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청년이 우이 좋아 시녀가 있는 쪽 문을 연다면 공주는 질투에 휩싸일 것입니다. 청년은 초조한 눈 빛으로 빠르게 '어느 쪽 문이지?'하고 물었습니다 공주는 오른손을 난간에 걸치고, 집게손가락을 아주 빠르게 오른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청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 동작을 보지 못했죠. 왜냐면 모든 사람들의 눈은 경기장에 있는 청년을 향해 있었으니까요. 청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경기장을 가로질러갔습니다. 그가 문을 열었을 때 나온 것은 미녀일까요? 호랑이일까요?

레오 강독

책을 읽고 아래와 같은 활동을 해보세요.

1.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고르고, 역할극을 해본다.

2. 공주의 선택과 관련해서 자신도 그런 선택을 한 경험이 있는지 물어본다.

3.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한 점을 이야기해본다.

4. 질문을 만들어본다.

5. 그 이후의 이야기를 주제로 글쓰기 해본다.

우선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질문을 통해 결국 문 뒤에 무엇이 나올지 선택합니다. 선택을 하고 논리적으로 왜 그런지 잘 설명하는 아이일수록 자신감이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유독 신경 쓰거나 거기에 따라가는 아이들은 아직 생각의 힘이 자라지 않은 것이죠. 내성적인 아이들은 사려가 깊어 두 가지의 모든 상황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문을 열었더니 공주가 나왔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를 구해오라고 왕이 명령을 내렸잖아요. 그게 공주가 될 수도 있고요. 시녀와 공주를 바꿔치기 한 것이지요"라고요. 해석적으로 다양하고 폭넓은 해석을 내놓는 아이일수록 상상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입니다.

우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공주'입니다. 공주가 한 선택은 무엇이고, 왜 그렇게 선택했는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공주의 마음이 되어보면서 과연 좋은 선택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가령 공주가 어떤 선택을 하던 상관없이 청년과 사랑할 수 없습니다. 지난번 소개한 박완서의 <마지막 임금님>에서 이야기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잘 되는 것보다 잘못되는 경우를 더욱 좋아합니다. 미녀를 선택할 경우 공주는 질투심에 불탈 것이고, 시녀보다 못한 자신의 처지를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시녀도 청년을 흠모했다는 사실이 더욱더 가슴 아프죠. 그래서 시녀가 행복한 꼴을 보느니 차라리 호랑이가 있는 문을 택해 청년을 죽이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책이 나온 120여 년 전 사람들은 과연 어떤 결말을 선호했을까요? 이번 책을 통해서 인기 높은 드라마가 생각났습니다. 드라마도 시청자들의 여론에 따라 작가가 결말을 다르게 쓰기도 하잖아요. 여러분들은 공주가 어떤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비극인가요? 해피엔딩인가요? 한 번 아이들과 고민하면서 글쓰기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강점멘토 레오(본명 문선종)은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시절 비영리 민간단체(NPO)를 시작으로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이르기까지 지난 17년 동안 아동상담 및 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아가 아동심리상담, 아동교육, 지역사회사업, 프로그램 기획, 칼럼니스트, 사진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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