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하기134 당신의 '운명'으로 자리잡을 비합리적 정서 파괴하기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경찰에 접수된 가정 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아이들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 볼 수 있다. 지난 칼럼(코로나블루, 부모부터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도 결국 아이들을 통제하고 체벌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실존을 존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것이다. 부모는 아이들을 관찰하는 관찰자이자 연구하는 학자가 되어야 한다.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스스로 내성을 만드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오늘 기분은 어때? 오늘 무슨 꿈 꿨어?” 나는 매일 아이들에게 두 가지 질문으로 안부를 묻는다. 이 질문은 아이들의 감정에 따라 인지와 행동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로 가치 있는 .. 2020. 5. 22. 코로나블루, 아이들은 절대 통제할 수 없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첫째에게 4월 20일 온라인 개학 및 입학식 안내장이 날아왔다. 또다시 일상을 바꿔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변화는 불안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돌봄에 대한 부담의 시간과 온라인 개학 후 우리는 어떤 양육 태도를 가져야 할까? 돌봄에 대한 부담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의 한숨이 깊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아이들에게 화내거나 짜증 내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층간소음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하는 방송이 울리고, 엘리베이터에도 관련 내용이 공지사항으로 부착됐다. 육아하는 나로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마음의 소리가 튀어 올라온다. 아빠라는 자리는 그 .. 2020. 5. 22. 지금 당장 '코로나블루' 탈출 버튼을 만들자! 재미있는 고전연구가 있다. 노동자로 구성된 사람들을 A와 B그룹으로 나누고, A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옆방에서 소음이 들릴 것이라고 알려줬다. 만약 소음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할 경우 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소음이 사라질 것이라 전달했다. 그리고 B그룹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전달하지 않았다. 실험은 어떻게 됐을까? A그룹은 소음이 나도 아무런 문제없이 작업을 진행했다. 더불어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B그룹도 A그룹과 동일한 소음을 들으며 작업했다.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아주 큰 차이를 보였다. A그룹은 소음에도 불구하고, 소음이 나지 않은 날과 마찬가지로 생산성이 같았지만 B그룹은 소음이 나지 않은 날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작업 중 실수를 했으며 노동자들이 스트레스 증상을 호소한 것이.. 2020. 5. 22. 코로나블루, 불안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 지금 코로나19로 극심한 불안에 놓은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이번 사태로 생계가 위협당하면서 집주인의 주거비 독촉전화, 대출납입 기한 만료 등 심장을 때리는 무거운 불안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한탄과 심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경제적 위기로 전환되는 추세로 나의 글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더한 상황도 극복한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고, 미래에 대한 무거운 불안이 우리의 자유의지와 실존경향성을 막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써본다. 나에게는 집안 내력이 있다. 엄마와 외할머니로부터 지독한 편두통을 물려받았다. 신경질적인 경향성으로 극심한 불안이나 어떤 상황에 신경을 쓰게 되면 의례적으로 편두통이 온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극심한 불.. 2020. 5. 22. 실존의 망각자 다스만(Das Man)으로 키우지 않기 “제가 말이죠. 요즘 너무 일을 퍼질러놔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러다 보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밑에 후배들도 힘들어해요. 뭔가 한 가지를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를 하는 성향이라 고민이 많아요” 앞서 한 말은 대학시절 교수님께 고민상담을 한 내용이다. 젊은 시절 한 이야기가 복선이 되어 돌아왔다. 첫째가 나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시절 비영리단체에서 많은 일을 했다. 담당교수에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지역사회를 종횡무진하며 활동했다. 지역의 기관들이 나를 통하지 않고는 자원봉사자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광폭의 활동을 보이며 그 바닥을 접수했고,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 바빴다. 나는 기본적으로 글을 썼고, 후배들을 즐겨 상.. 2020. 5. 22. 코로나19 위기, 그래도 아이들과 사과나무를 심습니다. 코로나 19 감염증 확산 우려로 첫째의 초등학교 입학은 연기되고, 둘째의 어린이집은 운영은 멈췄다. 학교에서는 긴급 돌봄 공지와 함께 가족 돌봄 휴가제가 있다며 최장 10일 무급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2017년 5.4 포항 지진 재난을 겪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지난 2017년 11월 포항 지진 당시 첫째가 다니던 어린이집이 완파돼 갈 곳을 잃었다. 집안에 연로한 어른들이 계셔서 대피소로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사회적 고립과 서비스 단절로 지난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가장 극심한 정서적 불안을 보인 첫째는 당시 여섯 살로, 여진에 대한 불안으로 손가락 빨기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로 아이들은 꼼짝없이 집에 갇혀 지내야 하는 상황이라 답.. 2020. 5. 21. 아이의 두려움은 기회다 직장인의 월요병은 고질적인 병중의 하나다. 일요일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월요일에 대한 부담감으로 좌불안석한다면 당장 컴퓨터를 켜고, 펜을 들어 내일 어떤 예측가능한 일이 있을지 상세히 밝혀보자. 그래도 두렵다면 일요일에 출근하는 수밖에 없다. 두려움의 그림자 앞으로 일어나는 일이 예측가능하고 조절가능한가? 이 2가지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월요병 극복을 위해 펜을 들어보라는 이유는 예측가능성을 높여보라는 것이다. 어떤 일이 발생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만약 그것을 조절할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그것을 할 수 있는 준비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어른들이 월요병처럼 겪고 있는 두려움들을 살펴보자. 삶의 다양한 과업 속에 요구받는 우리의 역할들 속에는 이런 두려움들은.. 2020. 5. 21. 당신이 살아가는 공간 작년 3월 서울로 발령을 받아 지난 10개월 동안 깨달은 바가 있어 정리해본다. 지방에 살 때는 ‘버스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출퇴근 버스 안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소재로 글을 썼었다. 다시 한번 그럴 요량이었지만 이곳의 공기는 사뭇 달랐다. 모두 신경이 날카롭다. 입석금지라고 적혀있지만 만원이 넘는 버스와 김밥 옆구리 터질 것 같은 지옥철을 겪어보니 ‘관찰의 인문학’ 따위는커녕 나의 신경 또한 날마다 날이 다듬어져가고 있었다. 1시간 동안 몸을 담아야 하는 버스 의자는 비좁아 몸을 구겨 넣는다는 표현이 적합했다. 서로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공간이 만드는 인간혐오 특히, 지하철 출퇴근길은 ‘헬조선’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2020. 5. 21. 당신의 가족은 안전한가? 보통 우스갯소리로 회사의 분위기를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표현할 때 가족의 ‘족’ 자에 강세를 둔다. 검색 창에 ‘가족 같은 회사’라고 검색해보면 ‘가족 같은 회사는 망 한다’ ‘가족 같은 회사? 그런 건 없다’는 등의 제목으로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상욱 단편 시집 ‘가족 같은 회사’에서는 “어쩌다 가족이 이렇게 됐을까”라고 푸념한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명목과 실질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동네 폭력배가 ‘선생님, 밤길 조심하세요. 워낙 험한 놈들이 많아서 말이죠’라고 말했다 가정해보자. 이 말의 명목상 의미는 요즘 워낙 밤길이 무서우니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떤가? ‘나한테 까불면 죽는다’라는 협박의 말이다. ‘가족 같은 회사’는 명목 상 가.. 2020. 5. 13. 아이에 대한 판단은 감옥이다. 최근 집에서 미술활동을 하다 보니 두 딸들은 자신의 작품을 '엄마'에게 보여주며 서로 자신의 작품이 더 멋지다는 것을 뽐낸다. 아내도 “여보, 이거 봐봐. 아이들이 했데. 정말 대단하지?” 그렇게 나에게 맞장구를 바랐다면 오산이다. 미술작품에 대한 평가보다 “뭘 표현한 거야?” “그림 속의 사람은 누구지?” “지금 그림 속은 어떤 상황이야?”라는 질문들을 던진다. 그리고 그게 끝이다. 아이들은 앞으로도 미술활동뿐만 아니라 공부 등 다양한 것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태어나서 평가와 판단을 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아빠로서 아이들을 평가하는 위치가 아니라 아이를 쉽게 판단하지 않음으로써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다짐한다. 이 기술의 이름은 ‘판단중지’라고 한다. '판단중지'는 고대.. 2020. 5. 12. 아이에게 하는 뽀뽀도 ‘결재’가 필요합니다. 최근 EBS 프로그램에 대한 이슈가 뜨겁다. 두 딸의 아빠로서 이 번 이슈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자기결정권’이라는 감수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BS 사건의 전말 지난 10일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 중 여성 진행자 ‘버스터즈’ 채연이 남성 출연자 ‘당당맨’ 최영수의 팔을 잡자 최영수가 갑자기 뒤돌아 채연을 때리는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 노출됐다. 다른 출연자에 가려 명확하게 폭행이라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누리꾼들은 ‘퍽 하는 소리가 났고 정황상 폭력’이라며 이를 ‘청소년 폭행’이라 정의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과거 ‘먹니’로 활동하는 개그맨 박동근의 성희롱과 욕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글이 폭주했고, 국민청원까지 번져 15일 기준.. 2020. 5. 8. 월터 미셸의 ‘마시멜로 실험’은 엉터리다. ※이 글은 스벤 브링크만의 책 을 참고해 작성한 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실험하나가 있다. 바로 스탠퍼드대학교 수석연구원 월터 미셸의 이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20분 동안 기다리면 더 큰 보상을 주겠다고 말하고 방을 나가는 실험이다. 1968년부터 1974년까지 550여명의 아동이 참여했고, 추적조사를 통해 유혹을 오래 참는 아이들이 체질량지수가 평균보다 낮았고, 자아 존중감이 높고, 스트레스관리와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는데 월등하다고 보고했다. 사람들은 이것을 ‘만족지연능력’이라 정의했으며 이 요인이 미래에 많은 것을 결정한다는 주장까지 이른다. 마시멜로가 뭐길래? 그것을 참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만족지연능력이 운명을 결정하는가? 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니 통계적 상관관계다... 2020. 5. 7. 이전 1 2 3 4 5 6 7 8 ··· 12 다음